기성세대는 물론 요즘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즈카 오사무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80년대 후반 작고하셨기 때문에 외모는 모르더라도 그분의 작품은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까지 사랑받고 있으며 리바이벌 되는 등 그분이 오래 전부터 쌓아온 캐리어의 가치를 부정할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기성세대들이 어린 시절 복제 애니로 먼저 알게 된 우주소년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의 생애와 그가 남기고 간 명작 작품들을 되짚어볼까 합니다.
먼저 데즈카 오사무의 생애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즈카 오사무는 1928년 태생으로 1989년 2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5살 쯤 되었을 때 효고현으로 이사를 했고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게 되는데 어린 시절의 오사무는 다소 털털한 모습으로, 별명이 가샤가샤 아타마(엉망진창 머리)였다고도 합니다.
어머니가 도쿄 출신이라 긴키쪽 방언에 서툴기도 했고 학교 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데즈카 오사무를 가장 가까이서 받쳐주었던 것은 역시 어머니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런 그가 주눅이 들지 않도록 늘 푸른 하늘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가르치는 등 자신감을 심어주느라 애썼습니다.
그런 유년 시절을 이어가던 그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극장에 자주 가게 됐는데 이 일이 데즈카 오사무의 예술적 감성을 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당시 어머니를 따라갔던 극장은 바로 다카라즈카 극단이 공연하던 극장이었습니다.
다카라즈카 극단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가극단으로써 그의 예술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는데 그의 후반 작품을 감상해본 사람이라면 이 당시 그에게서 생겨난 호기심을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했던 어머니의 노력과 더불어 데즈카 오사무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세상 이야기와 예술에 둘러싸여 자랐고 훗날 만화계에 그의 업적이 크게 빛나게 될 첫발이 되기도 한 셈입니다.
지금의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여전히 겉도는 존재였지만 이전부터 쌓아온 예술적 기질을 이용해 차근차근히 단련한 만화가적 기질로 많은 매체에 자신의 만화를 알리는 한편 훗날 친구들간의 따돌림에서도 벗어나고 자신을 괴롭히고 따돌리던 아이들과도 친해지게 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이 되면서부터 데즈카 오사무는 고된 10대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당시가 1940년대 초기인 만큼 나라 전체가 군국주의에 물들어있어 학교에서 만화를 그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데다가 몇 년 뒤 여름에는 체력이 약한 학생을 단련시킨다는 강제수련소에까지 보내져 고된 노동을 감내하게 됩니다.
태평양 전쟁 시기를 지나 고등학교 입학에 실패한 데즈카 오사무는 오사카 제국대학 의학 전문부에 입학합니다.
학교명은 대학이지만 지금의 대학과는 달리 오사카 제국대학 내에 부설된 일종의 의학전문학교쯤이었다고 하는데 당시엔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군의관을 선출하는 게 급선무라 중학교를 졸업했던 데즈카 오사무도 입학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덕택에 데즈카 오사무는 의학 전문가 출신 만화가라는 캐리어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18살이던 1946년 오사카 대학 재학중에 4컷만화 "마아짱의 일기장"을 모 신문에 게재한 것을 계기로 만화가로 본격 데뷔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데즈카 오사무가 의대생이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있지만 그의 대학 생활이 많이 알려져있지 않아 그가 만화를 그리기 위해 중간에 학교를 중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데즈카 오사무는 오사카 대학 의학부를 졸업했고 의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으며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 오사카 대학 부속 의학부 전문 과정에 입학했다고 전해집니다.
어느 한가지에 열중하다 보면 다른 한가지를 등한시하게 되는 게 대부분의 사람이지만 데즈카 오사무의 경우는 만화와 의료계에 대한 지식, 둘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집념과 지식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데즈카 오사무가 남기고 떠난 작품들을 몇가지 순서없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제가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건 우주소년 아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불법으로 카피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알려졌고 원작이라고 알고 있는 1980년대의 우주소년 아톰 역시 1963년 당시 원작의 리메이크에 해당합니다.
1963년 원작은 일본 최초의 30분짜리 TV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훗날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엄청난 영향으로 작용되었으며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일본이다라는 확신을 서게 만들었습니다.
2. 블랙잭을 두번째로 꼽겠습니다.
1970년대 만화책으로 인기를 얻었던 블랙잭을 애니화한 작품입니다.
국내에도 2000년대 초반 방영이 되면서 의사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명의사라는 독특한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작품을 집중하다 보면 현실적인 이유였지만 데즈카 오사무가 의료직에 임했던 자세가 고스란히 묻어나서 제법 실감나는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밀림의 왕 레오를 들겠습니다.
제 개인 취향과는 맞지 않지만 사자라기보다는 사람의 안면을 가진 아기 사자가 성장해가는 애니로 상대가 어떤 존재이든 함께 공생해나가려는 레오의 모험을 통해서 현대사회의 인간들이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4. 꼬마기사 랑랑이 있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남자만이 왕위를 이을 수 있다는 어느 왕국에 공주가 태어납니다.
하지만 공주인 이상 성인이 되어도 왕위를 이을 수 없는 것을 걱정한 나머지 주변 친지들은 랑랑을 공주가 아닌 왕자로 속이고 키우게 되고 랑랑은 성장한 뒤 꼬마기사라는 타이틀로 복면을 하고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기사로 활약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5. 가장 최근작인 도로로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근작이 아닌 리메이크작입니다.
원작은 자그마치 1967년 작품이며 2019년 세련된 작화로 리바이벌되었습니다.
세상의 맨위에 군림하고 싶은 아버지의 잘못된 욕망으로 신체의 대부분을 도깨비들에게 빼앗긴 햣키마루가 가까스로 생을 유지하며 검객의 삶을 살아가던 중 만나게 된 도로로와 함께 도깨비들을 응징하며 빼앗긴 자신의 신체를 되찾는다는 게 기둥 줄거리입니다.
이밖에도 지금의 인터넷이 그다지 보급되지 않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주말 특선 프로그램으로 방영해주던 데즈카 오사무의 단편 작품들중 "은하탐사 2100년 보더플래닛"이라는 작품이 저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세기를 넘어 지금의 시대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유지해온 수많은 위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이니만큼 새로운 발전을 눈으로 실감하게 해주는 애니계와 만화계의 인물들의 업적은 앞으로 시대가 수백년이 더 흐르더라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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