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네집
오직 나만을 위해 내 생애 첫 상조 서비스에 가입했다 본문
"OOO, OOO, OOO은 10분 미리 쉬고 있다가 회의실로 가서 교육받아..."
잉?? 웬 교육?? 또 뭔 불량 폭탄이라도 맞았나?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을 하다 보면 아무리 숙련자라고 해도 아차하는 일을 저지르고 말 때가 있다.
나도 몇 번인가 그 과정을 가뿐히 비켜가지 못하고 사고를 쳐서 한소리 들은 적도 많고....
오늘도 그런 거겠지....
일단 자리 정돈부터 하고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회의실에 가보니 잉?? 아주 낯선 남녀가 와서 설교를 준비하고 있더라.
"불량건이 아니었나...."
일단 첫출발은 요즘 직장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남녀간 성 관련 사건, 사고 예방 교육이었다.
담당 강사는 전직 IT 프로그래머 출신이라는데 꽤나 유쾌하게 강의를 시작했고 20분쯤 지나 끝인 줄 알았는데 뒤에서 우리 분위기를 지켜보며 왔다갔다 하던 남자 강사(??)가 갑자기 앞으로 나오네??
"같은 소속 아니었나???"
"아, 저로 말할 것 같으면..... OOO 상조에서 나온...."
어째 분위기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교육으로 흘러가더라.
뒤에 나온 남자 강사는 어느 상조 회사에서 나온 모집인....
꽤나 재미있게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추천하는 상조회사의 장점들을 소개하는 동안 지켜보던 나랑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즐거워하는 눈치였다.
"그러고보니 나는 상조라는 거 생각만 해봤지 아직 가입해둔 게 없네...."
어쩌면 나는 그 담당자가 설교를 시작하자마자 가입을 하려고 정해뒀는지도 몰라...
하지만 설교가 끝나고 다시 작업으로 복귀할 무렵 다른 직원들은 말들이 꽤 많았다.
"아, 비교해보니까 이건 좀 아니었다..."
"저건 좀 상술이 티나..."
"이건 좀 신뢰가 안가......."
이미 탄탄한 준비를 해온 직장 동료들...
그렇지... 함께 있던 다른 동료들은 가정을 꾸리고 있는 중장년 주부들이 대부분이었으니 이미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여기저기 많은 조치를 취해두고 있는 상태....
그런 와중에 자기가 속해있는 업체들의 장점을 입에 침이 마르게 떠들어봐야 이미 생활 99단 주부들의 비교 스킬을 이길리 없지....
필요에 의해 가입할 수밖에 없었던 나...
일단 내 가입은 이날 출근을 할 때부터 정해져 있었다.
애초에 난 그 강사가 외쳐대는 여러가지 혜택들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인연이 없는 생물체였다.
여기서는 뭐가 할인되고, 저기서는 무슨 절차가 필요없어지고.....
난 어차피 그 혜택의 모체가 되는 곳 자체에 갈 이유가 없다고.... 😏😏😏
요즘은 상조업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보니 정작 내가 스스로 찾아내려고 하다보면 결국은 영원히 생각만 하다가 그냥 끝났을지도 몰라...
근데 이 날만큼은 그쪽에서 스스로 날 찾아온 격이니 이걸 뭐하러 놓치겠어?? ㅇ.ㅇ??
어차피 남아있는 가족이라곤 동생과 나, 단둘...
그 길을 가는데는 순서가 따로 없다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혹시나 내가 먼저 떠날 때 그놈 혼자 어리벙벙하게 주저앉아있는 꼴을 눈감고 외면할 순 없으니까.... 😑😑😑
아, 그러고 보니까 2구좌를 가입했는데 하나는 내 장례식용이지만 남은 하나는 크루즈 여행 혜택에 쓸까 별르고 있다.
크루즈 여행 말이 나왔의 말인데 그게 2인용이란다.. 😏😏😏
"누구랑 갈거야???"
잉.... 누구랑이라니...
난 나 혼자 가서 2인분 해치우고 올거라고... 😑😑😑
그러고 보니 내 생전 나를 위해서 거창하게 뭔가를 해본 일도 없고 여지껏 별르기만 해오던 걸 결정한 만큼 만기가 되기 전에 나 자신을 위해 거창한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니 오히려 이쪽이 더 설렌다. 😁😁😁
여기저기서 상조 서비스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긴 하다...
실효성이 없다는둥 말도 많지만 실효성이고 나발이고 일단 현재 내 마음 한켠에 있던 부담이 조금은 바닥으로 꺼지는 것만으로 만족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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