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70년대부터 이미 실사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나 드라마가 판을 쳤지만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활기를 띠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랑 연배가 비슷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만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중에 외계에서 온 우뢰매라는 작품이 있는데 김수미 아줌마가 그 영화 시리즈중에 3탄과 4탄에 등장하셨다는 사실~~

내가 기억하는 건 6탄까지이고 실제로는 그 이후에도 9탄까지 나왔다고 한다...
뭐, 6탄 이후로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정작 내가 본 6탄에서는 갑작스레 심형래 형님이 아닌 다른 후배 개그맨이 에스퍼맨으로 출연하는 바람에 조금 당혹스러웠던 적도 있었던 걸로 보아 흥행 참패였던 게 당연하기도 하고..
내가 아끼는 명작은 우뢰매 4탄.
뭐, 김수미 아줌마는 3탄에서도 출연한 바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걸 보느라 우뢰매를 보러 영화관에 갈 여유 자체가 없었다.
솔직히 요즘에 비해 당시 우리집 형편상 방학 시즌동안 한달에 한번 영화관에 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인생에 남을 추억은 없던 시기였다.
"엄마, 만화보러 가게 천원만....."
"지지난 주에 갔었잖아...."
"......."
그런고로 그 다음 해에 영화관으로 보러 갔던 우뢰매 4탄은 중간 한편을 빼먹었다는 아쉬움이 겹쳐서 내게 있어 무~~~척이나 가슴에 남아있는 명작 아닌 명작!!
줄거리는 이렇다.
에스퍼맨과 데일리가 우뢰매를 타고 우주를 조사하던 중 오래 전에 사고로 사망한줄 알았던 남궁박사가 어느 소행성에서 발견되고 그를 구조해 귀환하게 된다.
지구에서는 김수미 박사에 의해 지구의 평화에 도움이 될 슈퍼 로봇 썬더브이의 개발이 한창이고 때마침 의식이 깨어난 남궁 박사는 폭주해 수미 박사의 딸 미나를 납치해 어디론가 행방을 감춘다.
사건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수수께끼의 외계 여왕 링구는 지구를 초토화시키려 하고 이 때 우뢰매까지 이들에게 탈취당하게 되자 에스퍼맨과 데일리는 딸을 구하려는 수미 박사와 합세해 썬더브이를 타고 전투에 돌입한다.
일용 엄니 이후 가장 좋았던 역할.
솔직히 그 시절에 김수미 아줌마가 맡는 드라마 배역은 대부분 일용 엄니가 다 짓눌렀지 않나??
근데 이 우뢰매 시리즈에서는 아무래도 우리 어머니 연배셔서 그런지 바쁜 과학자의 일에 매달리느라 딸 미나를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표출하는 장면에서는 깊은 진심이 묻어났다.
함께 관람을 했던 많은 또래들도 저런 모습에 각광하지 않았을라나.
아이돌의 어린이 영화 출연??
뭐, 일단 내 기억에는 그렇다.
당시에 남학생들에게는 꽤나 인기가 있었는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여자들은 대부분 결혼하면 전업주부의 일상을 살던 때라 오래오~~~래 돈을 벌어다줄 남자의 위상이 앞서서 그랬는지 남자 그룹 가수들은 꽤나 환호를 받았지만 여자 가수들은 그렇지를 못하던 시절...

세또래라는 3인조 여성 그룹 가수가 있었는데 그중 우윤아라는 누나가 우뢰매에서 주인공인 에스퍼맨을 보살펴주는 엄용수 박사의 딸 보미를 연기했었다.
눈도 크고 귀여운 용모를 가진 누나였는데 요즘처럼 여가수들도 어느 정도 뒤를 받쳐줄 팬심이 있었다면 당시 아이돌 그룹으로도 오래 갔을텐데 참 아까운 현실....
두드러진 원로 배우들의 활약.
80년대 후반이었던 당시 김수미 아줌마는 일용 엄니라는 캐릭터가 원로였을 뿐이고 실제 원로 배우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남궁박사로 등장하는 남궁 원 아저씨랑 지구방위대 사령관 역할을 맡으신 박암 아저씨!!
위에 언급한 세분 모두가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셨기에 내 어린 시절 추억 속 영상을 장식해주셨다는 고마움이 지금은 배가 되는 듯 하다.
외계의 과학력을 못따라가는 지구의 과학력??
음... TV로 3탄을 봤던 기억대로라면 3탄에서 등장한 전격3였던가??
그것도 시운전중 버그였는지 아니면 형래의 어리버리 미스클릭 때문이었는지 초반에는 꽤 속을 썩였는데 4탄에서도 마찬가지...
이젠 아예 서울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
깨어난 남궁 박사, 형래에게 원없이 폭주중....
수미 박사의 딸 미나를 납치하는 남궁 박사.
변신의 오류??
형래가 에스퍼맨으로 변신하려면 아~~무도 보지 않는 조용한 곳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지... 😏😏😏
아니, 그럼 그냥 건물 화장실도 있잖아?? 할 수도 있지만 지금 보니 저 옆구르기가 문제였네...
저걸 하려면 장소가 좁아서도 안되고 요즘처럼 핸드폰 촬영이 일상화된 시대였다면 어디서 날 보고 있을지 모르니....
그건 그렇다 치고 소중한 누군가가 납치되는 와중에 저러고 있으면 본인도 속이 새카맣게 타겠다..
심각한 상황에 데일리도 출동하지만 적의 여왕인 링구의 출격에 속수무책...
링구... 링구... 혹시 사과라는 뜻의 일본어 링고 아닌가???
혹시나 위키 백과를 봤더니 링구가 맞네....
그럼 그렇지...
원래 링고였다고 해도 당시 정서상 일본색 짙은 링고라는 이름을 붙였을 리가...
수미 박사의 직접 출격!!
이번 에피소드는 자그마치 딸이 납치되었다는 설정에 전작과는 달리 김수미 박사가 형래, 데일리와 함께 썬더브이에 탑승해 직접 적진으로 침투한다.
사실상 주인공은 썬더브이??
내가 보기엔 그렇다.
러닝타임 내내 완구의 동작을 넣어 뭔가 뻣뻣하게 가미된 우뢰매의 활약보다는 어리버리한 파일럿 만나 시운전 오차 일으키고 적진 침투에, 거기다 외계의 최첨단 과학이 밀집되었다는 설정의 우뢰매와 맞붙느라 정말 애쓴 건 썬더브이...
수미 박사 : 공격은 최선의 방어란 말이야.. 공격해, 공격하라고.....
데일리 : 우뢰매에게 썬더브이의 광선검은 통하지 않아요... 불가능해요...
형래 : ......................
우리 : (도대체 썬더브이 왜 만들었어????)
역시나 링구의 첩자로 환생했던 남궁 박사...
썬더브이의 어설픈 필살기??
음.... 저건 링구의 메인 메카에 대적할 때 썬더브이가 보여주었던 필살의 좀.. 이상한... 무기??
저건 완구로도 재현되었었는데 완구가 그 어설픔을 더 처절한 불량으로 승화시켰던 기억이 난다...
그게... 양쪽 다리를 콱 오무리면 가슴쪽과 등쪽이 살짝 벌어지며 대갈님과 캐논포가 빙글 돌아 교체되는 형식이었는데 그 오무리는 양다리를 이어주는 부속이 좀 연질의 고무같은 부속이 아니라 다른 부위와 똑같이 그냥 뻣뻣한 재질이라 몇번 다리를 콱콱 오무렸더니 나중에는 댕강.... 🥲🥲🥲
보기 좋게 활약했던 지구방위대.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속에서 일명 지구방위대는 정말 처참, 무참하게 깨진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에서는 썬더브이의 위기에 뚜둥~!하고 등장해서 모처럼 그 위용을 살렸던 몇 안되는 클래스!!
후반에 등장했던 옥의 티!!
음... 데일리의 텔레파시로 인해서 부활하기 전의 기억이 돌아온 남궁 박사가 수미 박사의 딸 미나를 구하기 위해 악의 축 링구를 저격하는 장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

영화를 처음 직접 봤을 때 얼핏 지나갔었는데 TV로 공개되었을 때 저 장면이 그대로 나오더라..
위의 이미지 좌측을 보면 남궁 박사가 이미 링구를 저격했다...
근데 잠시 뒤에서야 우측 사진처럼 남궁 박사가 링구를 저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거 편집상의 오류인지....
아니면 남궁 박사가 링구를 2번 저격했다고 관람객들이 이해해줄거라고 생각하고 놔둔 건가?? 😑😑😑
어쨌거나 오늘도 우뢰매와 썬더브이 덕에 평화롭다....
이후에는 우뢰매와 저 썬더브이의 콜라보레이션을 다시 보게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작진의 계획이 너무 산으로 가버려서 안타까울 뿐이지...

그 시절의 세종문화회관, 어린이회관, 내가 자주 가던 과천극장.. 참 그립다...
'🎞️ 영화&애니 정보 > 📻 친근한 애니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예계 아이돌의 암울한 면을 묘사한 90년대 고전 명작 애니 퍼펙트 블루 (8) | 2024.08.29 |
---|---|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처참함을 그린 반공 애니 맨발의 겐 (2) | 2024.07.26 |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은하철도 999 에피소드 미래를 믿고 사는 사람들 (3) | 2024.07.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