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던 1982년쯤부터 시작해서 벌써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중파 방송은 물론 케이블 TV에서 시도 때도 없이 앵콜 방송을 하고 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이미 최종화까지 몇 번을 연거푸 보고서도 케이블 TV에서 방영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모니터로 재생시켜놓고는 빠져드는 게 바로 이 작품...
그 중에서도 그냥 시도 때도 없이 틀어놓고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바로 자신의 미래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별의 이야기를 담은 에피소드인데 이 에피소드는 아예 한쪽 폴더에 따로 빼놓고 볼만큼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이 포인트.
애니 정보 :
제목 : 은하철도 999(부제 : 이제부터의 별??).
회차 : 총 113화중 49화.
러닝 타임 : OST를 제외하고 20분.
시청등급 : 12세가.
관람 포인트 :
은하철도 999는 전체적으로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암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수도 없이 봐온 에피소드중 해당 에피소드 속에서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암울한 정신세계를 드러내는데 반해 이 에피소드에서는 유난히 철이가 가지고 있는 타인에 대한 적개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요즘 현대 사회와 빗대어볼 때 이 에피소드 속의 캐릭터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저렇게 긍정적인 미래의 꿈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본론 시작 :
은하철도 999가 이번에 도착한 별은 미래세계의 별???
근데 그 미래라는 말이 미래적인 별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 한국이나 일본의 70년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듯 힘들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별의 이름이 말하는 미래라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 ㅇㅇ
"무슨 호텔 방이 이렇게 후졌어...."
테츠로, 네가 그렇게 말할 처지가 아닐텐데....
어쨌거나 테츠로와 메텔은 이 별에 머물며 과거 지구에서의 추억에 빠져든다...
얼마 전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보여주었던 밥인심 좋은 식당을 연상시키는 호텔밥에 테츠로는 역시나 환장을 한다.
오랜 여정을 푸는 사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호텔의 고양이와 생선구이를 사이에 두고 접전을 벌이는 사이 갑자기 날아든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일기예보...
하지만 메텔과 테츠로는 호텔 고양이의 장난에 휘말려 라디오 방송을 흘려들어버리고 마는데...
호텔 사장 부부의 화끈한 고객 서비스는 바로 목욕 도우미...
목욕에는 담을 쌓고 사는 철이를 목욕시키기 위한 특별 아이템(??)을 활용한 호텔 여사장의 화끈한 스킬.
반면 메텔의 목욕 도우미를 자처하려던 남사장은 사모님의 애정어린 몽둥이 찜질에 바로 정신 차리심.
다소 황량하고 고요한 동네 분위기도 이 에피소드의 매력.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많이 등장하지만 이 에피소드만큼은 적막하다거나 썰렁한 것과는 다른 묘하게 편안함이 묻어난다.
"이곳 사람들 친절이 너무 지나치지 않아요??"
새삼스럽게 남의 친절에 일일이 토를 다는 테츠로...
평소에 쓰잘데기 없이 과한 친절로 메텔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게 누구였더라... ㅡㅡ+++
저녁이 되자 갑자기 호텔 외관이 전면 봉쇄되고 둘은 거의 격리상태가 되어버리는데 거기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대폭풍은 호텔을 송두리째 날려보내고 만다.
주변은 멀쩡한데 유독 자신들이 머물던 호텔만 박살이 난 것에 대해 마을 사람들에 대한 의심의 불씨가 커져가는 테츠로..
상황은 미리 예견되어 있었다??
낮에 호텔 사장이 건네주었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일기예보...
이곳에 출몰하는 태풍은 유독 어느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가는 아주 특이한 취향을 가진 태풍으로, 이 날의 타겟은 바로 이 호텔이었다는 것.
목숨은 건졌지만 두 사람의 짐이 모두 날아가버렸으니 그 안에 있던 은하철도 티켓도...
저런 태풍에 의한 사고를 가지고 호텔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없지만 청구한다고 해도 저 별 전체의 행상을 보면 아무 의미가 없어보인다.. ㅎㅎㅎ
"우리도 한번 찾아볼께요...."
별에 도착한 직후까지만 해도 별 사람들의 힘든 일상을 처량맞게 보던 철이는 순식간에 다시 한번 자신의 주제파악을 해볼 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나....
눈앞에서 자신들의 행색을 동정하는 사람들을 하나둘 의심하는 정말 뜬금없는 밑바닥 근성을 보여준다...
50화 가까이 여행하면서 남을 의심하는 스킬이 제법 업그레이드된 듯.... ㅇ.ㅇ??
그렇게 의심하던 동네 사람들의 온정에 의해 허기를 채워가며 자신의 애꿎은 생각을 뒤늦게 철회하는 철이.....
"테츠로, 만약 기차표를 못찾는다면 우리 여기서....."
언제나 철이와 함께라면 자신의 고독한 여정을 어디서라도 끝내고 싶었던 메텔의 용기있는 고백....
그러나 철이의 대답은 오로지 기계인간 플리즈~~~~
짜슥, 너무 어려서 뭘 모른 탓이지....

그토록 찾던 짐들이 모두 회수되는 순간...
호텔 사장들은 물론이고 이 별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의 물건을 탐하고 부러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 별에는 쓸데없이 남의 물건을 탐내는 사람들은 한명도 없단다."
"남들도 가지고 있는데 우리라고 가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누군가 그러더라...
자신의 미래를 믿는 사람들에게 남을 부러워할 일 따위는 없다고...
그 미래를 믿을 수 있는 정신력...
벌써 오래 전 어느 때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도 있었던 것 같은데...
모두가 못 살고 좀 잘 산다고 해도 그냥 남보다 좀 나은 정도였던 그 시절....
언젠가 순식간에 모든 것의 격차가 커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죽을 고생을 다하면서 살아가고....
이제는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커녕 그렇게 어떻게 사냐는 말이 당당하게 나오는 세상.....
나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런 세상이 그리운 걸까....
아니면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리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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