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네집
김장 김치 인심쓰겠다며 겉치레 자랑하는 회사 동생 본문
"형, 김치 어떻게 먹고 있어요?"
두어달 전 회사 동생놈이 선뜻 내게 던진 말이다.
물론 형식치레지만 난 이럴 때면 여러가지 생각이 불쑥 솟는다.
솔직히 난 김치 걱정 같은 건 하지 않고 산다. 💝🧡
오래 전 내가 어릴 때처럼 동네 방네 아줌마들이 모여 5~6 식구 분량의 김장 김치를 함께 하는 모습도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고 인터넷만 열면 뭐 김치 판매 업체 광고도 쇄도하고....
난 이미 오래 전부터 그 김치들 맛에 익숙해져 있는데??
🎆🚀 아는 만큼 잊는 속도도 빨라....
해마다 그 시기가 되면 윗집, 아랫집, 옆집 아줌마들 다 모여서 북적북적 아주 난리도 아닌 분위기였다.
엄마들은 수백포기 김장 하느라 힘드셨을텐데도 정겨운 이웃들과 모여 이루는 수다 한마당에 모든 피곤함을 잊고 하루해를 보내셨다.
난 그 당시의 모습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고 지금 내가 그리워하는 건 김장 김치가 아니라 그 당시 옹기종기 모여앉아 우리집, 남의 집 할 것 없이 함께 하는 엄마들의 분위기다.
그리고 이맘 때쯤이면 그렇게 동네 이웃들과 모여 만들어 앞마당 항아리에, 냉장고 안에 넣어둔 김치를 꺼내 국끓이고 찬으로 올려가며 한겨울을 보냈었다.
지금의 나는 냉장고 안에 몇 통씩 쟁여두는 김치가 아닌 시판하는 소스로 드문드문 내가 버무려먹는 겉절이 김치에 익숙해진지 꽤나 오래 됐지만... 😊😊😊
🚀💝 요즘 세대가 김치를 담근다는 자체가 기특...
그 동생 마나님이 90년생이라고 했던가...
자그마치 150포기 김치를 가족들과 함께 했다는데 집에서 직접 김치 담그는 것도 성가셔 이혼 사유에 들어간다는 요즘 세상에 아직 이런 가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특하게 느껴질만도 하다.
"그럼 좀 가져와봐..."
하도 자랑하는 그 동생에게 그럼 맛이라도 보게 회사에 좀 갖고 와보라고 했는데 벌써 일주일이 넘게 깜깜 무소식.. 🤣😂
그러고 보니까 예전에 엄마들이 함께 담궜던 김치들은 엄마들이 함께 버무리고 만드니까 아랫집이나 윗집에 사는 친구집에 놀러 가서 어쩌다 밥을 먹어도 김치 맛이 다 똑같았는데 요즘은 각자 자기집에서 식구들과 소소하게 하니까 맛이 각자 차이가 좀 있을 거고 궁금하긴 하네....
다음 주에는 좀 갖고 오라고 집요하게 추궁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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