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이젠 일상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정상 근무를 하고 정시 퇴근할 거라 생각했던 날....
가만 보니 엊그제부터 몇몇 동료 동생들이 안보이더니 그것들이 연사흘째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_-
틀림없이 그놈들중 누구 하나가 다른 놈들까지 살살 꼬여서 사라졌으리라 추측은 하지만 그건 그거고 그놈들의 부재로 인한 후유증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
그래, 결국 또 잔업....
내가 일하던 라인의 일은 하루종일 손도 못대고 엉뚱한 팀 일은 다 끝냈는데 정작 우리 팀 일을 위해서 우리는 잔업....
"아, 잔업은 맨날 하는 사람만 하는 것 같아, 오빠.... -_-"
올해, 손자를 보았다는 신입 동생이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거야 내가 더 잘 알지....
하지만 이렇게 인원이 빠듯한 상황에서 작업의 비중이 돌아가는 쪽은 언제나 정해져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하나 비상이 터졌다...
다른 날은 잔업 때 저녁 식사를 하려면 회사로 식사가 배달되어 왔었는데 이 날은 직접 식당에 가야 한단다.
평소 저녁 식사 시간은 덜렁 30분이지만 식당까지의 거리를 생각해서 평소보다 식사시간을 10분 더 준다고 해도 가뜩이나 장마철에 날은 습하고... 식당까지 가는데 10분, 돌아오는데 10분...
어쩌다 손님들이 많아 줄이 길어지다보면 마음 편하게 밥먹을 시간이나 있겠어??
잔업하는 인원 거의 전체가 저녁은 제끼기로 의기투합....
허기는 지겠지만 장마철 날씨 속에 저녁 한 끼 먹겠다고 그 짧은 시간에 종종 걸음을 하느니 좀 참았다가 집에 가서 간편하게 야식을 하는 게 낫지....
막상 퇴근하고 집근처까지 오는데 너무 피곤해서인지 배도 안고파...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또 안될 것 같아 인근 가게에 들러 오뚜기에서 나온 즉석 메뉴 참치마요 덮밥 한개를 덜렁 집어왔다.
이런 된장찌개를 끓일....
나이들수록 남는 거라고는 밥심이라는데 무슨 이유인지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그 소중한 식사시간마저 이렇게 무참하게 뭉개지는 일이 벌어질 줄이야... 🥲🥲🥲
밥 한끼 먹겠다고 뼈빠지게 일하고 돌아왔는데 막상 책상 위에 덜렁 놓인 즉석 컵밥 하나를 놓고 멀뚱~~히 바라보고 있자니 사는 게 참 거시기~~~하다.
그래도 일단 먹고 봐야지...
조리법은 아주 간단해.
밥이랑 참치 소스를 용기에 붓고 함께 전자렌지에 데운 뒤에 함께 동봉된 마요네즈랑 뿌리는 가루(??)를 솔솔 뿌려 비비면 끝.
하지만 나는 별생각없이 밥만 먼저 데우고 참치 소스는 안 데운 상태에서 같이 비벼먹었는데 뭐, 별 이상 없었다.
일단 데운 밥 위에 참치 소스 붓고~~
마요네즈도 쪼로록 짜넣어주자.
마지막으로 고소함을 더해주는 무슨무슨 밥친구...라는 가루를 털어넣은 뒤 비비고 먹어주면 된다.
완성해놓고 보면 양으로 보나 외관으로 보나 참 소박한 비주얼이 완성된다.
헉, 그러고 보니 나 이 때까지 키보드 패드 위에서 이 짓을 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키보드가 자꾸 얼룩이 지는데 몸이 피곤한 걸 넘어서 판단력을 상실해가는 중이군...
얼른 주방의 밥상 위로 옮겨와 한입씩 떠넣다 보니 마냥 술술 들어간다.
너무 피곤하다 보니 머리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위장만큼은 허기진 본능을 채워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집에서도 가끔 볶음밥을 만들어먹을 때는 마요네즈를 넣는 일이 전혀 없지만 막상 이렇게 사먹는 음식에 마요네즈가 들어간 걸 먹어보면 그것도 또 그 나름대로 별미다.
평범한 볶음밥에 부드럽게 고소하고, 거기에 감칠맛이 더해진다고나 할까.
뒤늦게 밑반찬이 필요한 걸 깨닫고 썰어온 김치와 소박한 한끼를 마무리했다.
아, 제발 좀 이제 인간다운 일상을 좀 되찾고 싶다....
그나마 이왕 해야 할 연장작업이라면 조금이라도 덜 덥게 일하겠다고 작은 선풍기 하나를 엊그제부터 들고 다녔는데 퇴근하기 직전 가방 안에 다시 챙겨넣는 중에 떨어트렸는데 저거 내일 잘 작동하려나 몰라... -_-;;;;
구입할 땐 3만원이나 주고 샀지만 이미 구입한지가 5년이나 되어가는 거니 망가져도 본전은 건졌지만 먹고 살겠다고 열심히 남들보다 몇 시간 더 일했는데 저녁밥도 흐지부지, 내 소중한 아이템 마저 파손....
이래저래 득보다 실만 가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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