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이지만 현재는 예전의 우리 회사가 아닌 우리 회사(??).
나이들어 모처럼 정붙이고 일한지가 벌써 6년 반 가까이가 되어간다.
그 사이에 가끔 문득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은 가장 첫번째 회사 대표가 제일 이상적인 대표였다는 거랄까...
직원들에게 아무 말 한마디 없이 간부들 몇 명하고만 싸바싸바하고 조용히 다른 대표에게 회사를 넘기고 가버린 대표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모든 면에서 민주적인 수지타산을 챙기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회사가 이사를 할 때도 혹시나 싶은 상황을 대비해 일거리를 아예 제한하기도 하고 요즘 같은 세상에 연장 근무 시켜봐야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에 적어도 그 사람이 대표였을 적에는 잔업이나 특근에 따른 피곤함은 그다지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일단 지금은 3번째 대표 밑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를 떠맡았던 2번째 대표는 본업이 마스크 회사 사장이었는데 마스크라는 게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의 여파로 뜬 것일뿐 언젠가 그 활기가 조금 수그러들걸 염두하고 우리 회사를 인수했다고 알고 있다.
근데 막상 해보니 돈을 왕창 벌 줄 알고 인수했더니 폭망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현재의 대표에게 인수하고 도망갔다.. -_-
현재 우리 회사 대표는 오랜 시간 아웃소싱, 소위 말하는 인력업체를 운영하던 여사장이다.
잔업, 특근 많으면 행복한 것이야~~~
내가 벌써 오랜 시간동안 여러 인력업체들을 거치면서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
"거기는 잔업이랑 특근이 많아서 돈도 꽤 될거고 만족할 거예요... ^^"
아, 정말 웃겨......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나이 먹도록 잔업, 특근에 쩔어 살아왔는데 나 지금 행복한가????
어쩌다 잔업이나 특근이 없는 곳을 소개시켜줄 때면??
"아, 거기는 잔업이나 특근이 너무 없어서 참....."
아니, 잔업이나 특근이 없는 게 뭐가 어떻다는 거야??? 난 제발 좀 정시 출퇴근 하는 곳을 원한다고~~~
그렇다고 여자도 아니고 남자가 잔업이나 특근이 없는 곳을 찾으면 어떤 업체는 이 사람이 일할 생각이 없구나 싶어 아예 연락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었고....
그러다 우연히 인천 끝자락까지 들어와 정말 내가 그리도 원하던 정시 출퇴근 회사를 만났다 싶었는데....
공장, 제조업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황이 나빠지면 나빠졌지 절~~~대로 좋아질 수는 없다는 거 이제 알만큼 안다.
역시나 이번 대표는 오랜 인력업체 운영 경력으로 밀고 나가는 스킬이 있어서인지 이전 대표들에 비해 잔업, 특근을 꽤나 밀어붙이는 성향이 강하다...
봄도, 가을도 아닌 7월 한여름에 직장을 느닷없이 이사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한낮 폭염을 정면으로 받아쳐가며 새 터전에서 적응하느라 이를 악물고 있는데 이사하는 며칠간 쉬었다고 그거 대체하느라 일을 꾸역꾸역 밀어붙이고.....
신제품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하루 500개씩 제품을 출고시켜야 된다고 하는데 보통 2시간당 250개씩 조립 물량이 나오는 걸 감안하면 적어도 점심시간 직후에는 자재들이 채워져야 하는데 꼭 오후 4시쯤에나 자재가 도착해서 잔업까지 연장을 하게 만든단 말씀이야......
이거 우연인가.... -_-??
우리 회사 여름 휴가는 8월 중순이나 돼야 시작하는데 이 시기가 좀 지나면 이제 여름 휴가때 쉬는 거 본전 뽑느라고 또 죽어라고 밀어붙일테고....
여름 휴가가 끝나기 무섭게 추석 때 쉴 거 대비한다고 밀어붙이겠지...
그나마 우리 회사도 그렇고 요즘 다른 회사들도 그렇고 나라가 전체적으로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분위기가 점차 쇠퇴하고 있어서 그런가 추석 휴가는 4~5일 정도인데 반해 여름 휴가는 거의 열흘 가까이가 된다...
열흘 가까운 휴가 좀 잘 쉬어보겠다고 이 시기가 지나면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더위에 허덕여야 하지....
어제는 비라도 펑펑 내릴 기색을 보이느라 얼마나 저녁 퇴근길에도 푹푹 찌는지 전철에서 내려서 바로 옆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갈 기력조차 없었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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