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꿀같았던 9일간의 휴가가 끝났다.
우리 회사는 여름 휴가가 긴 편이라 다시 평소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몸이 꽤나 버벅이는 편...
역시나 출근 전날 일요일 저녁엔 뭐가 그리도 아쉬운지 컴퓨터를 끄기도 싫고 자정이 다돼서 뜬금없이 냉동실에 있는 냉동 돈까스가 왜그리도 눈에 어른거리던지...
그거 회사 대표가 바뀌기 전 예전 대표가 명절 선물로 돌린 거라 벌써 냉동실에서 1년 가까이 있었는데 양도 많고 평소 돈까스를 잘 먹지도 않는 편이라 거의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여기도 글을 올렸던 적이 있지만 반찬을 주문해서 먹기 시작하면서 오래된 음식들을 정리하던 어느 날...
오잉... 저거 아직 안먹고 있었나??
버려야 될 줄 알고 보니 유통기한이 10월...
그럼 아직 한달도 더 남았네??
멀쩡한 음식 버리면 벌받는다는 말을 굳게 믿고 사는 이 아저씨...
느닷없이 그게 그리도 먹고 싶어 자정이 다 되어 그거 한개를 전자렌지에 데워 낼름 먹어치웠더니....
좀 무리한 야식이었는지 자다가 새벽에 위가 뒤틀려서 자다 깨고를 반복하다가 아침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도 안나. ㅎㅎ

"OO씨, 어이구... 시원하겠다..."
역시나 아침부터 계속되는 폭염...
그래도 설마 8월 말이 다됐는데 휴가 전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에 휴대용 선풍기도 안들고 나시티 입고 반바지 입고 띠리리~~하며 출근한 나...
주변 누나, 친구들과 인사하고 작업장으로 들어섰는데 역시나 안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뭐, 기존 사람들이야 죽으나 사나 여기에 목메고 철떡같이 나왔지만 휴가 전에 며칠간 일했던 신입들은 그새 다른 곳으로 간 흔적이 역력하다...
최소의 인원으로 최악의 노동량을 할당시키는 근로 조건에 학을 뗐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긴 휴가동안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그도 그럴 것이 하루라도 더 벌려고 들어온 건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여름휴가 시작하더니 열흘 가까이 놀다 보면 손해본다는 생각도 들겠다...
아무래도 이놈의 소굴에서 수년간을 뭉갠 기존 직원들이야 진절머리가 나서라도 긴 휴가가 즐거웠겠지만 신입들에게는 그 반대였을 수도 있겠지...

혹시나 했던 폭염이 역시나 아주 진을 빼는 통에 정신이 멍하다 보니 도리어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휙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그렇지, 아직 긴 휴가 끝에 몸도 안풀렸는데 일상이 시작되자마자 잔업이라니....

이 폭염에, 아직 풀리지도 않은 신체 리듬에 뭐가 그리도 때부자가 되겠다고....
주변 동료 여사님들은 아예 집에서 쓰는 가정용 중고 선풍기를 등 뒤에 대기시켜두고 일을 하더구만...
난 배짱 좋게도 한번 더위에 정면으로 개겨보겠다고 맨몸으로 하루를 버티다가 정말 말라비틀어진 장작이 되는 줄 알았다고... 😂😂😂

늘 하루 2~3번은 마시는 커피지만 이 날만큼은 왜이리도 꿀맛??

당분간은 규칙적인 생활에 올인!!
근데 절대로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하나...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먹고 일하고 귀가하고 쉬고 자고... 이 반복된 생활을 할 때가 짧은 시간을 쪼개쓰는 보람도 느껴지고 내 몸을 내 스스로 지키게 되는 가장 평탄한 길이라는 거??

귀가해서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내가 휴가 기간동안 집에서 하루를 능숙하게 떼웠던 흔적을 머릿속으로 곰곰히 돌이켜보면 퍼질러지게 자느라 하루 두끼 챙겨먹기 바빴던 것 말고는 별달리 기억에 남는 게 없다. ㅎㅎ
맨날 먹고 사느라고 이악물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내가 내 몸을 움직여 내 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체감되는 거 보면 아직은 이 회사에서 버틸만한가 보다...
아니면 내가 무디든가...
오래 전 과거 나이 어릴 때 그 지옥같은 곳에서 내 젊음을 썩히면서 키운 멘탈이 필시 역시 여기서 발휘되는 게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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