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개성 충만한 시대이다 보니 이젠 그것을 보편적인 것에 맞추기 보다는 그저 나와 다름으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을 선택하는 세상으로 변해간다.
나는 웬만하면 대다수의 사람들과 맞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편이고 요즘 세상이 워낙 남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그에 대한 반감이 생겨 오히려 더 현실에 편입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대신 내 머릿속, 마음 속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상대방의 그것에 대해 아예 신경을 안쓰려는 노력은 좀 하고 있지만 아무리 되지도 않는 노력을 해도 그게 시대적인 요청 사항에 부응할 수 없는 경우는 의외로 가까운 데서 찾아오는 경우가 있더라.

🛺 은근히 많은 왼손잡이??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빗을 때, 식사를 하거나 신발을 신을 때, 교통비를 결제할 때 등등 대부분의 사람의 행동 패턴은 오른쪽 손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어쩌다 반대쪽인 왼쪽 손을 더 잘쓰는 사람, 혹은 양손을 모두 비슷하게 쓰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상황에 대해 어쩌다가?? 라는 표현을 자주 했지만 요즘 내게 있어 심리적인 압박을 상당히 가중시키는 전혀 소소하지 않은 심각한 다름??으로 체감하게 될 날이 올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물론 지금까지 내 주위에서 왼손을 더 잘 쓰는 사람도 많이 보아왔고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
세상에 무수히 많이 퍼져나가 일반화가 되어가고 있는 다름??
정말 이해하기 힘든, 하지만 이제 와서 더이상 그런 걸 보고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세상에 다른 것도 아니고 고작 다른 방향의 손에 더 최적화되어있다는 게 뭐 어때서??

😅😅 민폐의 여부에 따라서는.......
"서로 그냥 조금씩 맞춰봐...."
누군가는 저렇게 말하겠지...
최근에 들어서 우리 회사에 왼손잡이들이 자주 입사한다.
솔직히 펜대 아니, 키보드를 두들기는 일이 아닌 이상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일하는 제조업에서 왼손잡이(이하 왼)라는 사실은 본인이 아닌 주변 동료들에게 엄청난 민폐로 작용할 때가 많다.
언제가 처음 내 옆에서 일했던 왼은 자신의 공정에서 마무리한 제품을 자꾸 반대쪽으로 주는 바람에 결국엔 주위 동료들도 아연실색하고 본인도 민망해진 나머지 조용히 실종....

두번째로 기억나는 왼은 요령이 없이 오로지 작업용 전동에만 의지해서 작업을 하다보니 스크류 삽입용 전동 칩을 자그마치 하루에 4~5개를 잡아먹는 바람에 곁에서 보는 나와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속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전동 드릴을 작업 부품과 제대로만 일치시키면 별 문제가 없을텐데 그걸 제대로 일치시키지를 못해 드릴 칩이 한시간도 안되어 마모되어버리고 곧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더라.
결국 같은 일을 해보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요령은 전혀 없고 그저 칩을 새걸로 바꾸면 당분간은 전동 드릴을 개판으로 들이대도 어느 정도 새 칩의 효과로 무난하게 작업이 되니 전동 드릴을 바르게 잡는데는 그다지 신경을 안썼든가...
자재 구입에 소모되는 비용도 절감을 해야 하는 회사 사정상 전동 드릴용 칩은 전동 1개당 한달에 1개, 많아야 2개 정도가 지급되는 상황에 하루에 5개???

😑😑 함께 하기엔 대다수의 피로도가 너무 커...
그 두번째의 왼 덕분에 다른 사람들 몇 명이 닳아빠진 칩을 교체받지도 못하고 이를 악물고 한달여를 버텨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이게 이해심이 부족하다든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딘가에 고이 숨겨져있을 꿈과 희망이 넘실대는 신세계에서 무한한 이해심과 배려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미지의 인물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사고 방식이다.
결국 3일을 채우고는 역시 굿바이 포에버.....
그리고 또 여러명의 왼손잡이들이 회사를 거쳐갔지만 역시나 며칠 버텨내지 못하고 지금 내 곁에 또 왼손잡이 여성 한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오늘이면 함께 작업한지가 3일째...(정상적으로 출근했다는 가정하에....)
"웨엥....부우우욱...."
후우, 전동 드릴과 스크류를 직선으로 똑바로 세워 조립하는 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해라 하면 일단 네네 하고 대답도 싹싹하게 하고 잘해보려는 의지는 있는 아줌씨라 나도, 주위에서도 될 수 있으면 조심스레 조언도 하고 받아들이려 노력은 하지만 최근 들어서 오래 버텨내지를 못하고 사라지는 신입들 덕분에 하루간 완료되어야 할 작업 물량이 제대로 채워지는 일이 거의 없다.

잔업을 시키면 손해가 크니 잔업, 특근은 웬만하면 자제하라는 상부 지시까지 내려온 탓에 요근래 한동안은 직원들 모두가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아무리 상부 지시가 있고 일이 좀 한가해졌다고 한들 하루에 완료될 평균 물량에서 0 하나가 빠지는 수량이 나오는데 위에서 더이상 잔업, 특근을 금지할 상황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
그렇다고 신입들에게 또 너무 밀어붙이면 기분 나쁘다고 나갈 거고... 요즘은 신입이 상전....
🦽🛩️ 할 수 있다고 다가 아니다.
"이거 할 수 있겠어요?"
"네. 해봤어요. ^^"
일반적인 사람들도 며칠 일해보다가 더이상의 진전이 없고 한계를 느껴 도망가기 일쑤인 게 직장이라는 곳....
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대답이지만 남들 만큼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무척 잘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숙련도가 올라가주어야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게 직장인데 보통 며칠 정도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 어느 정도 적응할 거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의 생각 아닌가...
그런데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 몇 배의 물자 소모, 몇 배의 이해를 받아도 진전이 없는 일이라면 그건 절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냉정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벌써 여러명의 왼손잡이가 며칠을 못버티고 거쳐감으로써 라인장 누나도 한계를 느꼈는지 예전에는 좀 힘들어하는 기색이 있으면 바로 아무 이상없는 칩부터 바꿔주더니 이제는 그럴 기색도 안보인다.

11월부터 최근까지 내 옆자리 파트너가 바뀐 게 벌써 몇 번째더라....
그나마 하루가 다르게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는 이번 베타 신입...
솔직히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회사 작업자들중 나는 작업 속도가 하위에 속하는데....
적어도 나와 작업 스타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우리 회사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그러니까 파이팅....
내가 일하고 있는 라인은 오늘도 베타 테스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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