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이야기/🍙 먹고 사는 이야기

나는 날마다 최악의 내일을 준비한다

頑張れ 2025. 2. 18.

"가망이 없는 것 같은데 다른 곳을 알아보세요..."

 

 작년 봄에 자주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우리 직장의 현 상황을 올렸더니 올라온 답변중 하나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내 생각은 그나마 지금의 이 곳에 붙어있는 게 요즘 시국으로써는 최선이라는 잔혹한 현실...

하지만 육체적인 안도감과 심리적인 안도감은 전혀 따로 놀 수밖에 없는 것도 또 하나의 현실인 것. 

 

 

 일을 하다가 에어컨이 없는 복도로 한발짝만 나와도 숨이 막힐 것 같던 여름. 

그맘 때쯤이면 난 한가지 기대하고 있는 게 있었다. 

다시 정직원이 되는 것??

경영 악화로 대표가 3번이나 바뀌면서 현재는 같은 건물 현장 안에서 함께 일하지만 알고 보면 본래 회사명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 회사 경영을 분할해서 맡고 있는 아웃소싱 직원들로 여러 갈래가 됐다.  

 

 

 본래 회사 직원 형식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쪼개진 회사가 뿌리만 잡고 있는다고 해서 그 뿌리마저 언제 뽑혀버릴지 모르니 그냥 대다수를 따라가는 것도 나쁠 것 같지는 않아서 난 회사의 일부가 되어버린 아웃소싱 회사의 직원으로 들어갔다.

물론 파견직으로... 

 

 계약서상으로는 3개월 이후 정직원으로의 변경(100%는 아니지만)이 명시되어 있었고 난 본래 메인 회사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던 사람이니 어느 정도의 혜택은 빠르게 받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으니까... 

 

"OO아, 저기 OO이랑 OO이랑 누구누구는 다 정직원 됐다는데 넌 왜 그냥 있어? 가서 말해봐..."

 

 몇 달이 지나 별 말이 없어서 사정상 그냥 지나가나보다 하고 잊어버리려던 어느 날 같이 일하던 누나들이 내게 던진 말이다. 

나야 평소 될 거라면 결국 되겠지 하는 다소 태평한 타입이라 내가 좀 늦나보다 하고 지나갔지만 그게 아니었다. 

 

 

"OO씨까지 그러지 말아줘요..."

 

 내가 뭘??

얼마 후 나도 잠깐의 면담이 있었지만 결론은 정직원 전환을 참아달라는 말이었다. 

정직원 전환된 사람도 있긴 한가 본데 꽤나 지금의 대표를 들들 볶았겠지... 

근데 다른 사람은 들들 볶아대니 정직원으로 전환시켜줬는데 조용히 기다리는 내게는 언제쯤 해주겠다는 약속도 아니고 나까지 그렇게 볶지 말라는 투로 끝낸다. 

 

"그럼 그렇지...."

 

 애초에 크게 기대도 안하고 내가 직장 생활 수십년을 해오면서 이게 성화를 해서 될 일이 있고 안될 일이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히 알고 크게 손해될 일이 아닌 이상 괜히 힘들게 언쟁할 필요없이 그냥 있자는 게 평소 내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을 해온 오랜 시간 내내 제일 마지막까지 버텨야 되는 건 거의 나다. 

 

 

🚨🚨 말도 없이 4대보험도 개인 납부 처리??

 

 앞으로 내게 정직원이라는 신분을 얻을 기회는 더이상 없나 보다 하고 다시 몇 달을 지나갔다. 

근데 국민연금 공단에서 날아온 편지(??)가 평소의 그것과는 좀 다르더라. 

그냥 이런저런 변경된 사항이나 형식적인 인사치레겠지 싶어 넘어갔다가 그냥 버리려던 날 내용이나 대충 흝어보고 버리려고 봉투를 뜯었는데 국민 연금 납부가 직장 납부에서 개인으로 바뀌니 어쩌고 저쩌고... 

 

 으응?? 이건 무슨?? 😑💤

아웃소싱 담당 팀장에게 물어보니 일단 그 통지서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해서 갖다 주고는 그 날 저녁 다시 통화를 했다.

 

"근데 전 OO씨가 왜 그걸 개인으로 납부하겠다고 했는지 궁금해요..."

 

으잉?? 이건 또 무슨 소리?? 🤔🚨

 

🚦🚨 나는 하지도 않은 말을...

 

 아웃소싱으로 변경되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면담을 받던 날. 

우리는 틀림없이 들었다. 

 

"그냥 소속이 우리 아웃소싱으로 바뀌는 것 뿐이고 다른 건 그대로 이어가시면 되는 거니까 따로 신경쓰실 일은 없어요."

 

 근데 갑자기 4대 보험은 왜 개인 처리?? 게다가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난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는데 담당 팀장에게 그렇게 말을 한 사람이 있다면.... 

현재 내가 속해있는 아웃소싱 대표 뿐이라는 걸 아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놈의 아줌씨... 

가만히 보니까 그냥 네네~~하고 대충 넘어가는 사람은 그냥 얼렁뚱땅 말도 없이 그러는 스타일인 건가... 

 

"이건 세금이 어쩌구, OO씨랑 우리 OO사랑 서로 좋은 게 어쩌구....."

 

 그래, 저 인간들은 이미 내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다 넘어가는 클래스로 받아넘겼으니 이제 와서 언성높이면 뭐할 거고... 

아무리 이것저것 다 얼렁뚱땅 넘어가도 당사자한테 말도 안하고 이런 절차를 그냥 생략해버린다는 건 나갈테면 나가라?? 어차피 나가지도 못하잖아??

 결국은 이런 의미겠지... 

그래, 난 오늘도 죽지 못해 버틴다는 말을 몸소 곱씹으면서 내일은 또 뭔 뒷통수 맞을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를 미리 짚어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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