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아침 7시경 출근길...
벌써 이 근처 길을 4년이 넘게 활보하고 다니면서 저걸 왜 오늘에서야 처음 봤지??
건널목에 막 도착했을 찰나 신호가 바뀌는 바람에 잠시 서있는데 눈 앞에 걸려있는 퍼런 통이 내 눈에 언뜻 보였다...
내 키보다 살짝 높은 위치...
그래. 나 땅바닥에 붙어 산다...
교차로라는 지역 생활 정보 신문....
저거 아직도 있어???
그러고보니 예전 1990년대에는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벼룩시장, 교차로, 시민 어쩌구... 기타 등등의 지역 생활 정보 신문이 아주 널리고 널려있었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부터 그 신문들이 제공되는 장소가 조금씩 축소되더니 요즘은 거의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지역 생활 정보 신문의 선두 주자는 벼룩시장이었나??
정작 그 선두주자는 요즘 오프라인 가두 진열대는 온데간데 없이 보이지를 않고 인터넷 사이트로만 존재하긴 하던데 요즘은 거의 구인&구직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혹시나 교차로를 앞페이지만 잠시 펼쳐보니 역시나 각종 구인&구직 광.고글이 일단 박스 크기로 퍼져있는 걸로 보아 역시나 요즘도 먹고 살기 위한 터전과 인력을 연계시키는 게 가장 급선무인 건 예전과 똑같은 것 같은데....
대신 구인&구직의 업종이 과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역시나 요즘은 아웃소싱, 인력 파견업체들이 대세를 이루다보니 회사에서 직접 구인을 요청하는 글보다는 역시나 인력 파견업체들이 내보낸 광고가 대부분...
나도 저 지역 신문에 광고를 낸 일이 있다.
그게 뭐였더라...
아, 맞다.
93년? 94년쯤 이사를 하려고 할 때였는데 당시 살던 집이 그 당시 말로 "새마을 동네"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2년간 살아왔던 그 집을 내놓고 그 집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는 교차로가 아닌 벼룩시장을 통해서였는데...
사람들도 지역 정보 신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벼룩시장을 떠올리던 시기였었지, 아마?? ㅇ.ㅇ??
당시 집은 우리 할머니가 구한 전셋방이었는데 할머니 연세가 70을 넘기셨을 무렵이었다.
벌써 30년 전의 70대 노인과 요즘의 70대 노인하고는 또 다르다.
물론 지금의 70대 노인들도 건물 계단은 지독하게 힘든 코스지만 언제나 관절염, 신경통에 시달리는 우리 할머니에게는 더 험난한 게 바로 계단이었으니...
그것 뿐만이 아니더라도 당시 노인들이 집을 보는 요령과 젊은 층이 집을 보는 요령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흔히 말해서 쥐~~뿔도 없는 집안에 뭔 짐을 그리 많이 쌓아놓고 사셨는지...
우리 할머니는 뭘 한번 사면 도통 버리질 않고 푹푹 쌓아놓고 사는 전형적인 옛날 할머니.....
집앞이 탁 트여있다면 쓸만한 현대식 집을 외면하고 다 쓰러져가는 폐건물을 선택하는 게 우리 할머니였다.
다행스럽게도 그건 결국 자칫하면 우리 가족의 무덤이 될 뻔한 선택이었다는 걸 할머니도 2년 반쯤 지나서야 깨달으셨지만... 😑😑😑😑😑
새마을 동네...
흔히 말하는 몇 년 지나면 철거될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
비슷한 허름한 건물들이 쪼로록 늘어서있고 현관문만 열고 나오면 맞은편, 좌우에 모여있는 집 이웃들과 이야기 나누고.... 그런 재미에 눈이 멀어 자신만의 판단을 믿고 그 집을 계약하셨었는데 할머니도 그 땐 알지 못하셨던 게지....
그 때부터는 손자, 바로 내가 집안 가장이었으니 내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를 염두해두셨어야 한다는 걸 말이지...
2년 반쯤 지났나...??
버스를 타고 출근하기가 빡셌던 나머지 아무래도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집을 내놓게 됐는데....
"아, 내가 이사가겠다는데 당연히 보증금은 돌려줘야지.. 법에 다 나와있어..."
저게 우리 할머니가 가진 고지식한 생각이었다...
법에 나와있다고 해서 다 그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할머니...
요즘도 그런 집이 많지만 전셋집에 살다가 이사를 갈 경우 집주인이 보증금을 바로 돌려주는 게 아니라 그 집에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만 그 세입자에게 돈을 받아 우리도 이사를 갈 수 있는 집이 많다는 걸 그제서야 실감한 우리 할머니...
동네 부동산을 통해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다녀갔지만 할머니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집에 세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이 손자가 그리도 질색 팔색 말렸건만.... 😑😑😑😑😑
별의 별 궁리를 다 하다가 당시에 벼룩시장에 전세매물 무료 등록란에 한번 올려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공짜라는 건 제한이 여러가지 따르더라... 😏😏😏
거의 포기하고 있을 무렵 몸이 좀 불편한 아저씨 한분이 들어오기로 하고 이사를 했지만 당시 그 분이 벼룩시장에 낸 광고를 보고 온건지는 몰라도 여러가지로 일상이 빠듯한 사람들에게는 꽤나 소소한 도움을 주었던 매체였다.
애용자는 여전히 많다??
출근길에는 어쩔 방법이 없어 그냥 갔지만 귀가길에 한부 가져갈까 했더니 없네??
퇴근길에 본 곳은 아침에 봤던 건널목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의 위치였는데 여기도, 아침의 그 장소도 모두 비어있었다.
솔직히 부동산 같은 건 아무래도 집 내부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동영상이 첨부되어 있는 인터넷이 아니면 사용자에게 어필하기는 힘들 것 같고 오프라인 정보신문도 구인&구직 광고가 우선일까...
그리고 보는 사람들은 또 어떤 사람이지??
젊은 사람들은 그냥 집에서 버로우~~하는 걸 추구한다는 뉴스가 많은 걸 봐서는 굳이 저걸 볼 것 같지는 않고 역시나 나이든 사람들이 많으려나...
얼핏 보니 과거에 비해서 문자도 제법 큼직하게 인쇄되어있으니 안경 안써도 될 것 같던데...
사실 내가 저걸 눈여겨봤던 이유는 주방에서 가끔이나마 뭘 만들 때 밥상 위에 보조 깔개로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
뭐, 그것도 아니라면 지금 이 책상 위에서 커피 마실 때 마우스 장판 위에 깔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그건 그렇고 1순위를 달리던 지역신문도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마당에 2인자였던 교차로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저렇게 활약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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