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블로그에서 조금씩 되짚어가며 써내려갔던 내가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전 블로그가 날아가고 나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고로, 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는 오늘부터 다시 재조립해보려고 한다.
예전만 해도 별로 떠올릴만한 일도 없다고 생각했던 게 내 과거였는데 이전 블로그에서 잠깐이나마 나에 관한 기록을 남겨보니 다른 이에게는 몰라도 적어도 내 자신에게는 소중했던 시간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다.
누구누구 말처럼 태어난 김에 그냥 살아보는 내 인생이지만 지금보다 좀 더 시간이 흘러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곳을 볼 때 그냥 살아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고 느껴졌으면 한다. 😊😊😊
정말 무모했던 나의 출생.
그 때는 흔한 일이었을 수도 있지만 요즘 생각해 본다면 내가 태어났던 상황은 절대 긍정적으로, 일반화시키기 힘든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당시 흔히 말하던 딴따라...
낡음 기름통 같은 북 하나를 들고 연예인들을 따라다니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과 눈이 맞은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게 나다.
자라오면서 어머니께 당시 우리 가족의 생활상을 들은 대로라면 도대체 나는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온 거지?? 하는 의문점이 들 정도니까....
내가 지금의 초등학생쯤 됐을 무렵부터 우리집에 외삼촌이나 이모 가족들이 놀러왔을 때 어머니가 늘어놓은 이야기를 듣노라면 당시 가족이라고 말해봐야 어머니와 나, 단둘뿐이라고 말해도 될만한 상황이었다.
아버지가 엄연히 계셨지만 그 아버지와 수년간 살아온 어머니 조차도 주위에서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하면 할 말이 없었다고 했으니...
그만큼 당시 딴따라들의 생활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아내와 아들까지 만들어놓고 집안의 가장이라는 사람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사방을 떠돌아다니니 어머니와 내 일상이 평범할 리도 없고....
애딸린 유부녀가 할 수 있는 마땅한 일도 거의 없던 시기...
요즘은 그나마 여러 보육 시설이라는 게 존재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시설도 거의 없었다.
더구나 변변한 기술도 없고 학력도 없는 어머니가 애까지 딸린 상황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나마 간간히 집에 들르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그나마 당시에는 가족이나 친지가 아니더라도 이웃과의 왕래가 삶의 끈이 되던 시절이라 제법 주변의 도움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머니 말로는 이집, 저집 다니며 근근히 돈을 꿔오셨다고 하는데 그 돈을 과연 다 갚긴 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밥은 제대로 먹지 못했던 우리집에 수제비, 국수만큼은 꾸준히 먹을 정도였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어주신 우리집 생계.
당시에도 쥐뿔도 없는 살림에 덜컥 살림을 차렸지만 아버지라는 사람이 워낙 자기만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라 할아버지, 할머니조차 아버지가 우리 어머니랑 살림을 차린 것도, 나라는 손자가 태어난 것조차 알지 못하셨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지 1년쯤 지난 날 하나 있는 아들이라는 존재가 도통 연락을 안하고 사니 너무 궁금한 나머지 우리집을 찾으셨고 바로 그 날 처음으로 내 존재를 알게 되셨다.
요즘은 날이 갈수록 퇴색해가는 게 자녀의 의미지만 그 때는 집안의 대를 이을 아이가 태어났다는 건 동네 경사였다.
그런 존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태어난 것을 알게 된 우리 할머니의 심정이 얼마나 기쁘셨을지는 지금의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겠지...
그 날 바로 그 사실을 알게 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제 자식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셔야 할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의 실질적인 가장이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분들이 연결해주신 나의 생애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난 지금도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물론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잘 살기를 당부하셨는데 지금의 나는???
언제나 의문점만 남는 일상의 연속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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