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네집
나는 남을 무시하고 비웃을줄 알던 주제넘는 5살 악동이였다 본문
"누나, 얼른 가. 밥맛 떨어져..."
5살? 6살?
동생이 엄마 등에 업혀있을 적이니 내가 5~6살이던 즈음 내 입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에 이웃에 살던 중고생쯤 되는 누나가 있었는데 그 당시로써는 나중에 자라서 시집이나 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만큼 인물이 떨어지는 존재였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지금 생각해보면 고작 지금의 유치원생 정도밖에 안되었을 내가 그 누나에게 그런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니...
가만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 주변 사람들에게 꽤나 예쁨을 받고 자란 만큼 반대로 남에 대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틀림없다.
여자에게도 돌직구를 날리는데 특출했던 아이.
자라면서 남들보다 작고 앳된 외모는 여러모로 불공평한 일도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타인과의 사이에서 숯끼가 적은 날 대신해서 상대방이 먼저 마음을 열고 내게 다가오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래서 주변 또래들과 어느 정도 소통을 시작할 무렵부터는 남자 아이들은 물론 여자 아이들과의 사이를 트는데도 많은 득(??)을 보기도 했다.
단, 나라고 하는 아이와의 사이를 틈으로 인해 여자 아이들은 동생보다도 제멋대로인 동갑나기의 무한 떼를 받아주어야 하는 혹독한 경험을 감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
당연히 자라가면서 이성간에 어느 정도 갖춰야 할 이성간의 차이를 감지해야 할 단계를 그냥 넘어가버려서인지 내가 여자 아이들을 대하는 행동에는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돌직구 스킬이 있었다.
성장하면서 나의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계기.
그렇다고 그게 무조건 한 어린 아이의 버르장머리 없는 단면으로 남아있었다면 지금의 난 완연한 성격 파탄자의 정상을 차지했겠지만.....
유년시절을 거쳐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성인, 그리고 중년을 넘어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곁에 다가왔던 사람들...
그냥 평범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장 웃긴 건 평소에는 어디를 가나 소극적이고 주눅이 들어있다가도 내 옆에만 오면 갑작스럽게 자신이 엄청난 사람이라도 된 것인양 자신감이 풀가동되는 사람들이 꼭 있더라.
그럴 때면 어릴 적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오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가졌던 감정들과 말, 그리고 지금 나를 보고 있는 상대방의 머릿 속 등 여러가지 생각들을 대조해가며 지금 내 앞에서 갑작스레 의기양양해지는 사람이 과연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와 함께 인연을 쌓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곰곰히 따져보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 번호는 언제나 키대로 1번....
자신이 반에서 1번이 될 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반 편성 조정으로 인해 내가 같은 반으로 편입되면서 자신이 2번이 된 아이들은 그 이전과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한다...
그리고는 날 원없이 깔보고 세상이 갑자기 확~~ 뒤집히기라도 한 양 자신감이 넘치던 그 아이들에게 역시나 난 어릴 때의 기억을 되살려 거침없는 항변을 이어간다.
나 역시 성장하면서 많은 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인성을 가꿔나갔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전~~혀 바뀌지 않은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이렇게 생긴 나라는 사람에게도 지금 바로 앞에서 날 무시하고 있는 당신이 아~~~주 우습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자 하는 욕구라고나 할까... 😏😏😏
이 이야기는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서 글을 이어나가면서 초중고 학창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이어질 테니 아마 고교생 때 이야기가 나올 때쯤엔 다시 단골로 올라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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