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네집
국민배우 국민 엄마 김수미 아줌마 별세 소식에 내 마지막길을 짚어봤다 본문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개개인의 일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나야 뭐 그 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일상 같은 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 하는 사람이지만 내게도 현재의 일상은 물론 오래 전 과거와 앞으로 있을 미래의 일까지도 가늠해보게 만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건 우리 부모님 연배의 연예인들이 먼 여행을 떠나실 때다.
"국민배우 일용엄니 김수미 배우 갑작스레 사망...."
가짜뉴스인 줄 알았던 유투브 소식이 현실로....
그랬다.
요즘 걸핏하면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는 유튜브 가짜 뉴스가 하도 범람해서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30살 즈음부터 할머니 역할로....
80년대를 눈앞에 둔 시기 당시 시골 농촌의 일상을 담아낸 전원일기라는 드라마에서 자그마치 환갑을 눈앞에 둔 노인 역할을 맡았었던 김수미 아줌마.
요즘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를 악물고 젊음을 유지한 역할만을 맡으려고 몸부림을 치는 게 대세지만 당시에는, 특히 여배우들은 실제 나이에 비해 엄청 웃도는 연령대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분들이 많았다.
고인이 되신 박주아 아줌마가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는 전원주 아줌마가 그랬다.
김수미 아줌마도 당시 자신의 아들 역할을 맡았던 박은수 아저씨보다 두살 어린 동생이었다걸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흑백 TV 시대여서 더 실감이 났던 캐릭터.
80년대를 전후하면서 칼라 TV가 보급되기는 했지만 아줌마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던 그 무렵에는 아직 흑백 TV가 대세였다.
요즘만큼 화장이나 분장 기술이 많이 발달하지는 못했던 시절이라 아줌마의 노인 분장 모습은 흑백 TV속에서 빛을 발했다.
당시의 영상 자료와 90년대 영상 자료속에서의 일용 엄니 캐릭터를 비교해보면 캐릭터의 설정 나이에 비해 아줌마의 실제 나이가 얼마나 젊었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줌마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배우.
맞다.
여러 곳에서 김수미라는 배우를 선생님, 배우님 등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난 전원일기 출연진들을 볼 때마다 그런 직업적인 호칭보다는 아저씨, 아줌마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연말 시상식장 같은 장면이 아닌 이상 웬지 이웃집에서 볼 수 있을 듯한 수다스러운 아줌마, 딱 그런 스타일의 배우.
우리 부모님의 연배라는 느낌이 정확하게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늘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기던 전형적인 어머니.
유면 연예인이다보니 중간에 별의별 루머도 많이 겪으셨는데 그럴 때마다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려 많이 애쓰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평소에 TV 영상만큼이나 주변의 아들 딸들을 챙기는데 앞장서셨으니 먼길을 떠나시는 와중에도 젊은 연예인들의 조문이 끊기지 않으셨다는데 요즘처럼 주변보다 내 앞길만 챙기는 것에 익숙한 세대들의 마음문까지 활짝 개방한다는 건 절대 진심어린 마음의 교류가 없이는 힘든 일인데 평범한 일상 자체가 그냥 옛날 헌신의 대명사 어머니셨던 것 같다.
https://youtu.be/Nl1uzqHUjBI?si=PLMHgbeRu1XZNYxs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유독 눈에 보인다.
김수미 아줌마의 조문객들중엔 당연히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선배이신 분들이 많았다.
대부분 연세들이 70대, 80대....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찾는 그분들의 모습도 좋았지만 난 그분들의 걸음새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70~80대라는 연령이 정정한 축에 속한다고 하지만 그건 그냥 겉모습일 뿐이고 그 내면의 건강까지 단정지을 수는 없으니까...
벌써 6~7년쯤 그램마라는 랩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김영옥 아줌마, 전원일기의 출연진 이숙 아줌마, 최불암 아저씨 등등이 추모객으로 영상에 모습을 비출 때마다 그분들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보고 건강 상태를 추측해보게 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유년시절 추억이 영원의 여행 속으로.....
우리의 어린 시절, 특히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추억을 만들어준 건 우리 또래가 아니라 우리 부모님 연배이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조금 비현실적이기는 했어도 그분들의 연기를 통해 꿈을 키운 사람도 많고 정작 우리 부모님들에게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준 분도 저분들이니까...
언젠가부터 TV 영상속에서 내 부모님 연배분들의 활동이 서서히 줄어들거나 비중이 작아지고 있는 걸 볼 때마다 이제 우리 세대도 그분들의 세대를 따라 그동안 살아온 길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심각함이 아니라 나에게도 찾아올 그 때를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길러두어야 하자는 얘기다.
앞으로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김수미 아줌마...
생전에 많은 일에 쫓겨 누려볼 수 없었다던 여유, 그곳에서는 원없이 누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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